2013. 1. 18. 07:04ㆍCULTURE/BOOKS
* ‘아랍의 봄’에 큰 영향을 미친 인터넷 만화, 『자라의 파라다이스』
* 살해 위협 속에 익명으로 집필한 21세기 이란의 잔혹한 현실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2009년 6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도중 실종된 19살 소년을 찾으러 다니는 어머니와 형의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 이야기는 네다 솔탄을 비롯해 시위 도중 사망한 19살 소년 소랍 아라비, 구치소에서 고문으로 사망한 모젠 로훌라마니와 캐나다 사진기자 자라 카제미, 그리고 작가 아미르의 형 등 실제 사건들에 바탕을 두고 재구성되었다. 어머니인 자라가 실종된 아들 메디를 찾아 병원에서 시체공시소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법원에서 정치범수용소까지 헤매는 동안 이란의 잔혹하고 암담한 현실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이란의 정규군인 혁명수호대(혁명수비대)에 끌려가는 부상당한 시위대, 크레인에 매달려 공개 교수형을 당한 십대 동성애자들,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매주 공원에서 집회를 여는 비탄에 잠긴 어머니들, 여성과 타종교에 대한 잔혹한 차별 등. 특히 호메이니를 계승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이란 현 정권에 대한 신랄한 표현으로 인해 작가들은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이란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작가들은 익명으로 연재를 완료할 수 있었다.
*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평화와 자유를 외치는 이들에 대한 작가들의 참가
2009년 이란의 대규모 시위에 이어 2010년 12월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 등 민주화 운동이 이집트, 수단 등 중동 지역과 북아프리카를 휩쓸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1년 가장 영향력이 큰 ‘올해의 인물’로 ‘시위대(the protester)’를 선정했다. 그로 인해 독재자 무바라크와 카다피는 축출되었지만, 시리아에서는 유혈 진압으로 5,000명이 사망했고 튀니지는 실업률 급등으로 인해 경제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아랍의 봄’은 채 오기도 전에 겨울로 넘어가려 한다. 2012년 2월 국제앰네스티(AI)가 이란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에서 지난해에 사형 집행을 당한 사람은 전년도에 비해 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공개적인 사형 집행이 4배 정도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힘은 미국대통령 오바마 등의 강대국 지도자들의 결단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평화 의지라고 작가들은 간곡히 호소한다.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오늘도 “구치소의 두꺼운 철문을 뚫기 위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가족의 함성에 합류하는 우리 나름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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