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돼지책
2012. 5. 17. 22:59ㆍCULTURE/BOOKS
▣ 제목
돼지책
▣ 저자/올긴이/번역
앤서니 브라운 (지은이) | 허은미 (옮긴이)
▣ 출판
웅진주니어 | 2001-10-15
▣ 내용/추천사
글과 그림, 주제의식이 보기 드물게 잘 버무려진 책. 재치 있는 글이 간결한 재미를 주고, 유머를 섞은 그림이 웃음을 자아내며, 선명하게 다가오는 주제 의식이 쉽게 지나치던 매일의 일상을 뒤돌아보게 한다.
아침 식사 시간. '아주 중요한' 회사에 가야하는 아빠와 '아주 중요한' 학교에 가야하는 아이들은 모두 함께 "빨리 밥 줘"를 외친다. 이 세상 남자들은 모두 다 이다지도 바쁜 것인지 심지어 아빠가 펼친 신문에 실린 사진의 사람들까지도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빨리 밥 줘" 만을 외치는 남자들 때문에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가를 암시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저녁에도 그 풍경은 다르지 않다. 아주 중요한 회사와 학교에서 돌아온 삼부자는 다시 한번 입을 크게 벌리고 외친다. "빨리 밥 줘." 심지어 아빠는 "어이, 아줌마, 빨리 밥 줘"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는다. (혹시 농담이었다고 변명할 생각은 아니시죠, 피곳 씨?)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도록 그려진 엄마는 말 한 마디 없다. 아침 시간에는 설거지와 침대 정리, 바닥 청소에 바쁘고 일하러 다녀온 다음에는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다림질 하는 데 바쁠 뿐이다.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 우리 엄마는 그래도 얘기는 해, 라고 안심하지 말아 주길. 이건 어디까지나 비유적인 표현일 뿐이다!)
어느 날 저녁, 엄마가 사라져 버린다. 그 때부터 그림 여기저기에는 돼지들이 부쩍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교복에 교표 대신에 돼지 문양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문의 손잡이, 화병, 불쏘시개, 심지어 전기 켜는 스위치에 이르기까지 온통 돼지 뿐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빠와 아이들도 돼지가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엄마의 입장에서 시퍼런 칼을 휘두르는 무서운 책은 결코 아니다. 자칫하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익살맞은 그림 속에서 친근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야기와 그림에 정신이 팔려 웃다보면, 이야기가 가진 무게가 그 웃음 뒤에 살며시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여기저기 숨겨진 돼지 얼굴을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벽지와 사람을 빼고 서른 두 군데를 찾았지만 전부 찾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이야기의 결론에 대한 페미니스트 진영의 비판도 있다지만, 단순하게 바라본다면 이들 삼부자의 변화는 충분히 깜찍스럽다. 최소한 이 책을 함께 읽는 가정 안에서의 자그만한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말이다. (서평 읽으신 후에 교묘하게 이 책을 책바구니에서 빼는 아버님들은 없으시겠죠? ) - 이예린(2001-10-29)
▣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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