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 한해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일본·한국 및 동남아 각국 간의 영토 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게 불거졌다. 사진은 지난 10월 중국 함정들이 동중국해에서 벌인 합동훈련 모습. 2012.12.21 << 연합뉴스 DB >>
(서울=연합뉴스) 2012년은 세계 주요 양대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정치권력 재편을 거치면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킨 한 해였다.
또 일본과 러시아에서도 과거 집권한 인사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한반도 주변 4강의 권력이 모두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유럽에서는 경제위기가 지역적으로 확산하면서 유럽연합(EU)이 제도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부심했고, 중동에서는 작년 '아랍의 봄'으로 기존 질서가 무너진 가운데 새 질서를 낳기 위한 산고가 계속됐다.
연합뉴스는 이런 일들을 포함해 올해 10대 국제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동아시아 영토 분쟁
지난 한 해 동아시아에서 중국·일본·한국 및 동남아 각국 간의 영토 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게 불거졌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이곳을 실효지배하는 일본 간의 오랜 갈등은 일본 정부가 센카쿠 국유화를 들고 나오면서 양국 간 문제로 발전했다.
1972년 중ㆍ일 국교정상화 이후 센카쿠는 현상유지한다는 원칙이 양국의 암묵적 합의였으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정권은 추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로 센카쿠 국유화를 택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8월 독도를 전격 방문하고 과거사에 대한 일왕의 사죄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도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노다 정부는 영토 문제에서 강경한 노선을 선택했다.
결국 일본이 9월 센카쿠 국유화를 단행하자 중국 정부는 해양감시선과 어업관리선을 센카쿠 영해에 진입시켜 일본의 실효 지배 무력화에 나섰다.
중국 국민도 분노해 연일 수십만 명 규모의 반일 시위가 중국 전국을 휩쓸면서 중국 내 일본계 기업들이 파괴ㆍ약탈되고 거센 불매운동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일본은 대(對) 중국 수출 감소액만 연간 약 1조엔(약 14조4천억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에다 중국 선박의 거의 상시적인 센카쿠 영해 내 위력시위도 막지 못하는 등 패배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반면 중국은 이번 힘겨루기를 계기로 'G2'로서 자국의 역량을 재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센카쿠와 남중국해에서 한층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이 지역 갈등의 불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5세대' 시진핑 시대 개막
11월 공산당 제18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지난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제4세대 지도부가 물러나고 시진핑(習近平) 차기 주석 등 제5세대 지도부의 시대가 개막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미 지난 2010년 시진핑을 차기 지도자로 선정하는 등 지도부 교체를 겉으로는 예정대로 안정적으로 매끄럽게 진행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차기 권력의 지분을 놓고 양대 세력인 태자당-상하이방 연합과 공청단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후 주석 휘하의 공청단은 태자당의 떠오르는 '스타'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당서기의 비리를 들춰내 그를 실각시키면서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최고 원로로 군림하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배경으로 태자당-상하이방 연합이 맹렬히 반격,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 중 리커창(李克强) 총리 1인을 제외한 나머지를 전원 자파 관련 인사로 채워넣는 데 성공했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제뉴스>중국 시진핑 시대 개막
(서울=연합뉴스) 중국은 11월 공산당 제18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지난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제4세대 지도부가 물러나고 시진핑 차기 주석 등 제5세대 지도부의 시대를 열었다. 사진은 당 대회에서의 시진핑 차기 주석. 2012.12.21 << 연합뉴스 DB >>
반면 공청단은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 등 차기 유력 인사들을 상무위원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고, 후진타오도 당초 예상과 달리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시진핑에게 곧바로 넘겨 공청단의 약세가 뚜렷하다.
다만 후진타오가 자신의 완전 은퇴라는 카드를 내세워 그간 중국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장쩌민 등 원로들의 정치 개입 차단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져 중국 공산당의 '원로 정치' 관행이 사라질지가 관심사다.
시진핑 등 5세대 지도부는 앞으로 안으로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빈부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사회 안정을 위해 사회안전망 확충과 분배 개선 등 민생 개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밖으로는 세계 제2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이른바 'G2'로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때로는 협력, 때로는 경쟁하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서는 강하게 자국 이익 수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오바마 재선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높은 실업률이 계속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매우 힘겨울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후보로 삼아 '경제실패 심판론'을 내세워 오바마에게 거세게 도전했다.
이에 맞서 오바마 재선 캠프는 부유한 경영전문가 출신의 롬니를 '일자리를 외국으로 빼돌리고 대량해고를 일삼는 무자비한 경영자'로 몰아붙여 집요하게 공격했다.
여기에 지난 9월, 롬니가 서민층을 '세금을 내지 않는 47%의 무임승차자'라고 비하한 발언이 공개된 것은 오바마에게는 공세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호재가, 롬니에게는 치명타가 됐다.
앞서가던 오바마는 10월 1차 후보 토론에서 방심했다 롬니에 일격을 얻어맞고 지지율이 한때 근소하게 역전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고용지표 등 경제여건이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오바마가 허리케인 '샌디' 피해에 잘 대응하는 등 막판 호재가 잇따르면서 오바마는 주요 경합주를 모조리 손에 넣으며 재선에 성공, 앞으로 4년 더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성공의 근본 요인으로는 오바마 행정부가 히스패닉 등 소수민족ㆍ여성ㆍ중산층ㆍ청년층 등 다양한 유권자층을 상대로 맞춤식 정책을 내놓아 이들을 끌어들인 것이 꼽힌다.
반면 '티파티'로 대표되는 극우 성향이 주류인 공화당은 백인·남성·노년층에 편중된 노선을 고수하다 유리한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참패해 당분간 암중모색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경제위기 확산
그리스발 경기 침체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유럽은 '경제 위기의 일상화'를 경험했고 이에 대응하는 유럽연합(EU)의 제도적 장치는 아직 역부족이다.
연초부터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9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1~2단계 강등했다.
6월에는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으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것이라는 '그렉시트(Grexit)'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제뉴스>유럽 경제위기 확산
(서울=연합뉴스) 그리스발 경기 침체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유럽은 '경제 위기의 일상화'를 경험하고 있다. 사진은 이달 초 열린 벨기에 EU정상회의. 2012.12.21 << 연합뉴스 DB >>
경제위기 확산을 막고자 유로존 각국 지도자와 경제기구 수장들은 3월 회원국의 재정 운용 규제를 강화하는 신(新) 재정협약을 마련했다.
이어 9월에는 유로존 상설구제금융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출범시키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나 단일 채권 '유로본드' 발행, '유로존 은행연합' 추진은 각국의 의견차이로 간신히 합의점을 찾아가는 상태다.
더불어 재정난을 겪는 유럽 각국 정부가 연금체계 손질과 공공분야 인력 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정부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끊임없이 발생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중동 혼란
지난해 중동·북아프리카의 여러 국가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아랍의 봄'을 맞이했으나 새로운 질서 구축의 길은 멀고 험난했다.
1년 9개월간 내전으로 4만명 넘게 사망한 시리아는 국제사회의 중재에도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끊이지 않았다.
수세에 몰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시리아 반군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반정부 연합체 시리아국가연합(SNCORF)을 출범시켰다.
반군은 서방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지만 미국 등 서방은 아직 군사개입을 꺼리고 있다.
철권통치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 선거를 통해 6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자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무르시 대통령의 '현대판 파라오 헌법' 발표는 양측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으로 이 지역 최대 동맹을 상실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가자지구 공습이라는 초강경책으로 맞서 가자지구 주민 164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11월에는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의 지위를 확보해 양측의 평화협상이 새 국면을 맞게 될 예정이다.
■자민당 재집권과 일본 우경화 급가속
장기 불황과 만성적인 정치 불안을 경험한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8월 독도 방문, 중국과의 센카쿠 영토 분쟁,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계기로 급속히 보수·우경화됐다.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 우익의 각종 망언과 말뚝테러도 일본 사회의 쏠림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이 가운데 12월 총선에서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하고 평화헌법 폐기를 공약으로 내건 극우 일본유신회도 약진해 국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제뉴스>일본 우경화 급가속
(서울=연합뉴스) 장기 불황과 만성적인 정치 불안을 경험한 일본은 12월 총선에서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해 보수·우경화됐다. 사진은 아베 차기 총리의 기자회견 모습. 2012.12.21 << 연합뉴스 DB >>
이번 총선 결과는 경제회복을 바라는 일본 국민의 열망을 자민당이 적절히 파고들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외교적 무능을 노출한 집권 민주당에 일본인이 가진 실망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강한 정치'와 '국가주의'를 강조해온 보수세력에 비해 한국과 중국간의 영토분쟁에서 무기력하게 대응한 민주당의 '약한' 외교력이 아베의 자민당 정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관측된다.
자민당이 평화헌법 개헌을 통한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 우경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 속에 중국·한국 등 주변국과 마찰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금융계, 비리 스캔들로 몸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계에 대한 각국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숨겨져 왔던 세계 금융계의 비리들이 올해 잇따라 드러났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 조작 사건으로, 바클레이즈·UBS 등 세계적 거대 은행들이 리보 산정을 위해 제출하는 금리 데이터를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챙겨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바클레이즈는 혐의를 인정하고 4억5천300만 달러(약 4천800억원)의 벌금과 함께 회장·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일제히 물러났으며, UBS도 16억 달러(약 1조7천억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보는 세계적으로 단기 기준금리로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여서 리보 조작은 세계 금융시장의 신뢰성을 뿌리부터 뒤흔들었다.
이 밖에 JP모건, 시티그룹 등 여러 세계 은행들도 리보 또는 유리보(유럽 은행간 금리)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유럽 최대은행인 HSBC는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 통로 역할을 한 사실이 미국 의회의 조사로 드러나 벌금 19억2천만 달러를 냈으며,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도 이란 자금 돈세탁 혐의로 벌금 3억4천만 달러를 미 당국에 냈다.
바클레이즈는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력시장을 조작한 혐의로 4억3천500만 달러의 과징금을 얻어맞는 등 세계 은행들의 도덕성 부재를 입증하는 사건이 줄이어 더 강력한 규제·감시를 촉구하는 여론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되풀이되는 총기난사 사건 악몽
올해 미국에서는 총기난사 참사가 유난히 자주 일어나면서 대량살상의 비극이 되풀이됐다.
2월에는 애틀랜타주의 한인 사우나에서 한인이 총기를 난사해 한인 일가족 5명이 숨졌고, 4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이코스 신학대에서 퇴학당한 한인 학생이 동료 학생 7명을 총기로 살해했다.
7월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의 영화관에서 영화 속 악당을 흉내 낸 듯한 살인마의 흉탄에 관객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8월에는 백인 우월주의자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시크교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이 숨졌다.
그러나 12월14일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한 초등학교에서 20대가 무차별 사격을 가해 28명이 희생된 사건은 그 어느 사건보다도 미국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인명피해 규모도 엄청났지만, 희생자 대다수가 무방비의 연약한 어린이였다는 사실에 많은 미국 국민은 분노하면서 총기에 관대한 자국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됐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제뉴스>미국 총기난사 후유증
(서울=연합뉴스) 올해 미국에서는 총기난사 참사가 유난히 자주 일어나면서 대량살상의 비극이 되풀이됐다. 사진은 지난 17일 열린 코네티컷주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장례식 모습. 2012.12.21 << 연합뉴스 DB >>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하던 총기 규제 강화 노력이 되살아나, 오바마 대통령과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자동소총과 같은 공격용 무기 금지 등의 규제를 지지하고 나섰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미국총기협회(NRA)도 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헌법과 국민의 의식에 뿌리 깊은 총기 선호 문화가 이번 참사를 계기로 바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함마드를 모욕하지 마라"…이슬람, 분노의 반미 시위
이슬람교를 모욕하는 영화 한 편으로 촉발된 반미 시위가 중동을 비롯한 전 세계로 확산하며 세계인을 긴장시켰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살인자, 동성애자로 묘사한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은 세계 이슬람 신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리비아, 이집트, 예멘, 수단,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권 각국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연일 벌어졌다.
특히 9월11일 리비아 벵가지에서는 과격 시위대와 무장 단체가 미국 영사관을 습격,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 대사가 숨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미 정부는 이 사건을 명백한 테러로 규정하고 신속히 조사위원회를 꾸렸으나 판단 착오와 안보 불감증이 사고를 만들었다는 책임론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이 사건 이후에도 이슬람의 반 서방 시위와 테러는 계속됐고 무함마드 풍자만화가 프랑스 잡지에 실리면서 서방을 향한 이슬람의 분노는 정점에 달했다.
이번 시위가 단순한 문명의 충돌을 넘어서 아랍권에 잠재해 있던 서방세계에 대한 분노, 미완성에 그친 '아랍의 봄'을 바라보는 중동인의 좌절감, 경기 침체에 따른 무력감이 뒤섞여 폭발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슬람의 복잡한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나갈 국제사회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몬스터 허리케인 '샌디' 미국 동북부 강타
카리브해 국가를 강타하고 10월 29일 미국 동북부에 상륙한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는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와 함께 미국 대통령 선거 판도까지 뒤흔들었다.
샌디가 상륙하자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대피했고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 지하철은 나흘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이틀 연속 휴장에 들어갔다.
8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으로 고통을 겪었고 총 사망자는 131명으로 집계됐다.
샌디 피해가 예상보다 컸던 이유는 피해지역인 미 동북부 지역의 인구밀도가 미국에서 가장 높고 정전 지역의 범위가 넓었기 때문이다.
피해액이 500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 속에 샌디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이은 최악의 미국 태풍피해로 기록됐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대선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샌디 피해 복구에 초당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막판 승기를 굳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은 차기 지도자로 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선택했다. 12월 19일 치른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전체의 51.6%인 1천 577만여표를 획득해 48.0%인 1천 469만표를 얻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차기 대권을 품에 안았다.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 19일 밤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를 방문, 당선 축하를 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2.12.21 << 연합뉴스 DB >> uttza@yna.co.kr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올해 한반도를 뒤흔든 파고는 많았지만, 대선과 말춤이 일으킨 파동은 특히 컸다.
향후 5년의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 제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으며, 그 와중에 안철수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싸이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말춤으로 뒤흔들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사후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맞아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이런 사건을 중심으로 연합뉴스가 선정한 올해 10대 국내뉴스는 다음과 같다.
■18대 대통령에 박근혜 당선
국민은 차기 지도자로 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선택했다. 12월19일 치른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전체의 51.6%인 1천577만여표를 획득해 48.0%인 1천469만표를 얻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108만여표 차로 누르고 차기 대권을 품에 안았다. 여성대통령과 1987년 민주화 이후 대선 과반 득표는 박 당선인이 처음이다.
그의 대선 승리로 새누리당 보수정권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10년을 이어가게 됐으며, 박 당선인 본인은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처음으로 부녀가 대통령에 오르는 기록까지 세웠다.
여성 리더십과 국민대통합을 앞세운 박근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대변화가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당선 직후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 대통합대통령의 3대 약속 준수를 거듭 천명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은 정국 주도권을 잡고 박근혜 정권의 성공적 출발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지만, 민주당에는 '친노 주류'의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당내 세력판도 변화는 물론 범야권 전체에 정계개편의 빅뱅이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싸이 '강남스타일' 열풍
가수 싸이(박재상·35)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 '말춤 열풍'을 일으키며 한국 가요사를 새로 썼다.
싸이가 7월15일(이하 한국 시간) 발표한 '강남스타일'은 10월1일 영국(UK)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는 7주 연속(9월27일-11월8일) 2위를 차지했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내뉴스> 싸이 '강남스타일' 열풍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가수 싸이(박재상·35)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 '말춤 열풍'을 일으키며 한국 가요사를 새로 썼다. 싸이가 7월15일(이하 한국 시간) 발표한 '강남스타일'은 10월1일 영국(UK)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는 7주 연속(9월27일-11월8일) 2위를 차지했다. 이 곡은 또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30여개국 아이튠스 음원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의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모두 '한국 최초'의 기록이다. 가수 '싸이'의 모습이 지난 10월 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무료 콘서트에 몰린 엄청난 인파와 겹쳐지고 있다. 2012.11.16 << 연합뉴스 DB >> pdj6635@yna.co.krzjin@yna.co.kr
이 곡은 또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30여개국 아이튠스 음원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의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모두 '한국 최초'의 기록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인기에 힘입어 MTV 유럽뮤직어워드(EMA)에서 베스트 비디오상을, 아메리칸뮤직어워드(AMA)에서는 뉴미디어상을 받았다. 유튜브 사상 최다 추천(like) 기록을 세워 기네스월드레코즈(GWR)로부터 인증서도 받았다.
'강남스타일' 열풍은 영미 중심의 팝 시장에 대한 '도발'이자 기존 음악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北,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북한이 12월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로켓 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2호기를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전격 발사했다.
북한은 로켓 발사 직후 광명성 3호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등도 이 물체의 궤도 진입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광명성 3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미국, 일본 등은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1874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15일)을 앞둔 올해 4월13일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지만, 로켓이 발사 1∼2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김정은 권력 승계
2011년 12월17일 북한의 절대 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그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빠르게 진행됐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30일 불과 20대의 나이로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라 군권을 장악했다. 이어 올해 4월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가 됐고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정은은 2012년 4월11월 주로 당에서 활동하던 최룡해를 군 총정치국장에 기용하고 석달 뒤인 7월15일 군부 실세 리영호 군 총참모장을 해임하는 등 군 길들이기 작업도 이어갔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내뉴스> 김정은 권력 승계
(서울=연합뉴스) 2011년 12월17일 북한의 절대 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그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빠르게 진행됐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30일 불과 20대의 나이로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라 군권을 장악했다. 이어 올해 4월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가 됐고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팔짱을 끼고 평양의 릉라인민유원지를 시찰하고 있다고 지난 7월 2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12.12.21 << 연합뉴스 DB >> zjin@yna.co.kr
북한은 12월12일 장거리 로켓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김정은의 지도력을 부각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지난 1년간 외형상 안정적으로 권력을 잡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난과 권력 투쟁의 가능성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철수 현상
안철수 현상은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존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초대형 이슈였다. 국민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불신과 불만,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은 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표출되며 벤처기업 CEO 출신이자 대학교수였던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정치권에 등장시켰다.
지난해 9월 초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안 전 원장은 1년여의 장고 끝에 올해 9월19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앞서면서 박근혜 대세론에 타격을 줄만한 유력 대선주자로 순식간에 떠올랐으나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절감하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스스로 사퇴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권에 '새정치'라는 화두를 던졌다. 정치인의 '기득권 내려놓기'로 대변되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정당의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의 공천권 폐지 등 각종 개혁안은 여야 대선주자의 공약에도 고스란히 흡수됐다.
안 전 원장은 대선 직후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잠시 정치무대를 떠났지만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검사비리와 검찰 내분사태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근과 대기업, 사건 관련자로부터 총 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기소됐다. 2000년대 이후 현직 검사로는 처음 구속됐고 역대 검사비리 수뢰액 최고기록도 세웠다.
서울동부지검에 파견근무하던 전모 검사는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한 혐의(뇌물수수 및 직권남용)로 지난 17일 불구속 기소됐으며, 검사징계법상 가장 중한 해임이 청구됐다.
잇단 검사 비리로 검찰개혁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11월28일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이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자 최 부장이 즉각 반발했고 대검 간부와 전국 일선 검찰청에서 집단 반발사태가 잇따르는 '검란(檢亂)'이 일어났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내뉴스> 검사비리와 검찰 내분사태
(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근과 대기업, 사건 관련자로부터 총 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기소됐다. 2000년대 이후 현직 검사로는 처음 구속됐고 역대 검사비리 수뢰액 최고기록도 세웠다. 서울동부지검에 파견근무하던 전모 검사는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한 혐의(뇌물수수 및 직권남용)로 지난 17일 불구속 기소됐으며, 검사징계법상 가장 중한 해임이 청구됐다. 잇단 검사 비리로 검찰개혁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11월28일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이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자 최 부장이 즉각 반발했고 대검 간부와 전국 일선 검찰청에서 집단 반발사태가 잇따르는 '검란(檢亂)'이 일어났다. 지난 11월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의 모습. 2012.12.21 << 연합뉴스 DB >> jihopark@yna.co.krzjin@yna.co.kr
한 총장이 11월30일 조건없이 퇴진하고 김진태 신임 대검 차장이 취임해 총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사상 초유의 검찰지휘부 내분사태는 일단 봉합됐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전주지검장으로 전보됐다.
■'하우스 푸어' 속출
빚을 내 집을 마련한 사람 가운데 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속출했다. 어림잡아 23만명이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100만명 가까운 국민이 이에 해당한다.
올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내림세가 심해지고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하우스푸어가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담보인정비율(LTVㆍLoan To Value ratio)이 70%를 초과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010년 말 7조5천억원에서 지난 9월 말 8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LTV가 높을수록 집값 대비 대출금 비율은 높아진다. 집값이 내려 대출금에 육박한 19만명은 집을 아예 경매로 내놔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은 하우스푸어 문제의 해법으로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장기분할상환 전환',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주택 신탁 후 임대)' 등 제도를 내놓는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세종시대' 개막
정부의 세종시 이전이 9월14일 시작됐다. 정부는 2014년까지 3년에 걸쳐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등 36개 기관을 세종시로 옮기기로 했다. 이에 따른 근무지 이동 공무원은 1만452명.
올해 이전 대상은 12개 기관 4천139명이다.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6개 중앙행정기관과 조세심판원, 중앙토지수용위,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중앙해양안전심판원, 복권위, 중앙환경분쟁조정위 등 6개 소속기관이 세종시로 옮겼거나 연말까지 옮긴다.
세종시 이전은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발의하고서 헌재의 위헌결정 끝에 여야가 2005년 12부4처2청을 충남 연기ㆍ공주로 이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현실화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11월 세종시를 행정도시에서 '교육ㆍ과학ㆍ기업 중심도시'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야당, 충청권이 강하게 반발해 2010년 6월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2012 연합뉴스 10대 국내뉴스> '세종시대' 개막
(서울=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정부의 세종시 이전이 9월14일 시작됐다. 정부는 2014년까지 3년에 걸쳐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등 36개 기관을 세종시로 옮기기로 했다. 이에 따른 근무지 이동 공무원은 1만452명. 올해 이전 대상은 12개 기관 4천139명이다.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6개 중앙행정기관과 조세심판원, 중앙토지수용위,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중앙해양안전심판원, 복권위, 중앙환경분쟁조정위 등 6개 소속기관이 세종시로 옮겼거나 연말까지 옮긴다. 국무총리실의 정부세종청사 입주일인 지난 9월 15일 택배회사 직원들이 전날 서울에서 출발해 세종시로 옮겨온 공무원들의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다. 2012.12.21 << 연합뉴스 DB >> youngs@yna.co.krzjin@yna.co.kr
현재 세종시로 발령받은 공무원 중 절반에 가까운 2천여 명은 수도권에서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ㆍ퇴근하고 있고, 현지에 정착한 공무원도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애플 특허 충돌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글로벌 소송전을 벌였다. 양사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 10여개 국에서 30여건에 걸친 전방위 소송전을 전개했다.
애플은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삼성이 10억5천만달러(약 1조2천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배심원 평결을 얻어냈지만 한국 법원은 같은달 1심판결에서 애플이 삼성의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양측은 세계 각국 법정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는 한편 삼성의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애플의 아이폰5 등으로 소송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양측간 법정 전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4.11총선 과반 확보
새누리당은 대선 전초전이라던 4ㆍ11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투표 결과 비례대표 25석을 포함해 152석을 얻어 과반을 한 석 웃도는 1당이자 단독 과반에 성공한 것이다. 민주당은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이었다.
새누리당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고전했지만 강원과 충청에서 약진하면서 중원으로 영역을 넓히는 수확을 거뒀고, 격전지였던 부산에서도 문재인 바람을 막아내고 '낙동강벨트'에서 사상, 사하을의 두 곳만 내주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막판까지 패색이 짙었던 새누리당은 대선을 8개월 앞두고 선전을 펼침으로써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원맨쇼'를 펼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세론을 확인하며 결국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정권심판론을 바탕으로 수도권에서는 약진했지만 1당 탈환에 실패했다. 통진당과의 연대에도 결국 여소야대의 상황을 조성하지 못해 정국 운영권을 내주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박근혜라는 유력 대선주자를 가진 것을 가장 큰 선전 배경으로 분석했으며,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돌출하면서 보수층이 막판에 결집한 것도 새누리당 승리 배경의 하나로 꼽았다.
<2012 말·말·말> 국내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오빤 강남스타일."
올해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듣고 또 직접 한 말이다. 싸이를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게 한 히트곡 '강남 스타일'의 후렴구다.
이 말은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미국 예일대가 선정한 '올해의 말'에서도 9위를 차지했다.
정치권에서는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의 비리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국민께 할 말이 없다"는 말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경선후보 시절 5·16쿠데타와 인혁당 사건에 대한 발언으로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석채 KT 회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 재계 핵심 인물들의 한마디에는 국내외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후배들의 용퇴 요구를 거부하며 "그럼 너희도 나가라"고 한 말은 검찰 내분 사태를 상징하는 한마디가 됐다.
'한류'를 이끈 대중문화와 런던올림픽에서 종합 5위의 성과를 거둔 스포츠 분야에서도 여러 스타의 감각 있는 말들이 쏟아졌다.
올 한해 국내에서 어떤 말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며 화제가 됐는지 1년간의 '어록'을 살펴본다.
◇정치
▲"살기 힘든 사람도 열심히 사는데 살 만한 사람들이 주위에서 비리를 저지르다니 제 심정도 그런데 국민 마음은 어떻겠느냐" "국민께 할 말이 없다"(이명박 대통령, 2월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대통령으로서 당직을 갖고 있으면 공정한 선거를 할 수 없고 탈당해야만 공정한 선거를 할 것이라고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명박 대통령, 3월12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편집·보도국장 토론회'에서)
▲"독도는 진정한 우리의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 "긍지를 가지고 지켜 나가자"(이명박 대통령, 8월10일 독도 방문에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이명박 대통령, 8월14일 충청북도 청원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학교폭력 책임교사 워크숍' 현장 방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올바른 역사에 반하는 행위"(이명박 대통령, 8월15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된 제67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한국도 올해 태풍을 세 번이나 맞았다" "한두 달새 세 번이나 왔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안했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물난리가 날 뻔했다"(이명박 대통령, 11월10일 태국 공식 방문에서)
▲"용의 그림을 그린다고 할 때 쇄신작업을 용이라고 하면 공천 작업은 마지막 눈을 그려넣는 화룡점정"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2월2일 4·11 공천심사를 진행할 공직후보자추천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때인 7월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 5·16쿠데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것이 어떤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으냐. 그런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서 아버지 스스로도 '불행한 군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것"(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8월7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뉴미디어 토론회에서 5·16쿠데타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답을 제가 한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새누리당 대선후보 때인 9월10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5·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새누리당 대선후보 때인 9월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며)
▲"그동안 노무현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고 이명박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다. 저는 과거 정권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과 정부를 만들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새누리당 대선후보 때인 11월30일 부산 서부버스터미널 유세에서 '민생정부론'을 강조하면서)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다 통한다는 것"(김문수 경기지사, 7월24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를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면서)
▲"박근혜 후보는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12월3일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뉴스Y와의 출근길 인터뷰에서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가 국민의 눈으로 정치를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어했지만, 구시대의 막내로 머물고 말았다. 저는 새 시대의 맏형, 새 시대의 첫 대통령이 될 수 있다"(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12월3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유세에서)
▲"악마는 디테일 속에 숨어 있다"(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11월8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구체적 협의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금까지 우리 보통사람들은 날지도 울지도 못하는 새였다. 이제 몸을 일으켜 날아야 한다"(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6월17일 대선 출마선언에서 불비불명(不飛不鳴·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라는 뜻으로,큰일을 하기 위해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이라는 고사를 언급하며)
▲"음식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건 큰 그릇이 아니라 빈 그릇이다"(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11월12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마음을 비우고 임하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것이라면서)
▲"이 정권의 바깥주인이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면, 안주인은 박근혜 후보 아닌가"(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12월1일 원주 중앙시장 유세 연설에서)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9월19일 출마선언문에서 SF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해)
▲"제가 지난주 수요일(대선출마 기자회견 날)에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9월25일 `PD수첩 방송 정상화를 위한 호프콘서트'에 참석해 완주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통령 후보로서도 영혼을 팔지 않았다"(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11월23일 대선 후보직 사퇴 선언 직전 참모들에게)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11월23일 대선 후보 사퇴 선언문에서)
▲"국민적 소망 앞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12월6일 문재인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이것만 기억하시면 된다.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다"(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12월4일 첫 TV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토론회에 나오는 이유가 있나'고 묻자)
▲"통일장관은 109번뇌 안고 살아"(류우익 통일부 장관, 9월5일, 이북5도민 대상 특강에서 북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한가지 걱정이 더 있다며)
▲"다시는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4월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열린 인민군 열병식에서)
◇경제
▲"이맹희 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할 상대가 아냐,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라고."(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4월24일 출근길에 상속재산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에 대해)
▲"한국 경제는 겉으로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안은 빨간 수박 경제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도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 대형마트는 대로에만 들어갔지, 골목에는 들어가지 않았다."(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2월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야근은 축복이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9월14일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젊어서 일 습관의 중요성을 언급한 말로 여론의 뭇매를 맞음)
▲"유럽위기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김석동 금융위원장, 6월4일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한 말)
▲"우리 경제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닌 점저(漸低)의 상태가 계속된다"(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 6월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위기의 본질은 정치적 결단의 문제이지 경제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 말)
▲"아이폰이 왜 못 들어왔는지 아십니까?" (이석채 KT 회장, 9월11일 'ICT 대연합' 출범식에서 DCS<접시 없는 위성방송>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그동안 노키아만 주목하며 폴더나 슬라이드폰을 만드는 데만 주력해왔는데 예상치 못한 경쟁상대인 애플을 만났다.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아이폰과 (옴니아폰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디자인의 위기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8월6일 애플과 벌이는 미국 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2년 전 삼성전자 내부 전자우편에서 디자인의 위기를 거론하며)
▲"우린 카피캣 아니다. 최근 우리가 디자인상도 받았고 오래전부터 준비를 많이 해왔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5월 20일 미국 법원의 명령으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를 만나기 위해 출국하면서)
◇사회
▲"저는 이 정부 내내 불행했습니다. 마지막 액땜이라 생각하고 기다리겠습니다."(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7월6일 새벽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14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할 때 MB 정부 실세들에 대한 섭섭함을 표시하며)
▲"그럼 너희도 나가라" (한상대 전 검찰총장, 11월29일 사상 초유의 검찰지휘 내분 사태를 맞아 대검 차장과 부장들이 책임을 지고 용퇴할 것을 요구하자)
▲"어미의 심정으로 판결합니다"(서울고법의 유일한 여성 재판장인 조경란 부장판사, 9월 6일 좋은 성적을 내라는 압박에 못이겨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9세 A군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장기 3년6월, 단기 3년을 선고하며)
▲"미군이 한국인을 끌고 간다고 해서 그가 (한국계) 미군인지, 미군 군속인지 등을 즉시 판단할 수는 없었을 것"(김기용 경찰청장, 7월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미군이 우리 민간인을 수갑채운 채 연행한 사건에 대해 언급)
▲"그때 생각하면 아직 이가 갈린다. 박근혜,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다"(인혁당 피해자 고(故) 우홍선 씨의 부인 강순희, 9월24일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과거사 문제를 사과하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늙으면 죽어야 해요"(서울동부지법 유승관 부장판사, 10월22일 동부지법에서 열린 사기 및 사문서 위조 사건의 재판에서 66세의 여성 피해자가 진술을 수차례 바꾸면서 불명확하게 얘기하자 마이크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혼잣말)
▲"증거가 여기 이렇게 살아 있는데 증거를 내놓으라니 무슨 말인가. 이 할머니가 죽기 전에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을 못할 것"(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8월29일 1천37번째 수요집회에서 '강제연행 사실이 문서로 확인되지 않고 일본 측 증언도 없다'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발언을 반박하며)
▲"출장 간 교수님 빈집 가서 개밥을 줬다. 이삿짐 나르고, 교수 아들 생일파티 때 풍선 불고, 교수 아내 비행기표도 예매해줬다." (익명의 서울대 대학원생들, 10월10일 서울대 인권센터 대학원생 인권 실태 조사 결과 발표 내용 중 소개된 진술)
▲"열심히 노력해서 언젠가는 성공한다 해도 제겐 절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면 되는 것을 알면서도 저지르니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변명은 안 하겠습니다" (강남 사립초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김모군, 9월28일 흉기를 휘두르기 전 유서 형식으로 남긴 글 중)
▲"대선, 특히 안철수 원장과 관련한 펜과 마이크를 내려 놓으라."(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8월27일 열린 제240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발언을 비판하며)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12월13일 발간한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 비판 백서 발간사에서 백서 발간을 통해 전시행정을 통한 예산낭비 사례를 근절하겠다고 밝히며)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 심겠다"(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대법원 형 확정판결을 앞둔 7월10일 최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판결 이후 정책 추진의 차질 가능성을 묻자)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결도 인정머리 없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9월 28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되자)
◇문화
▲"오빤 강남스타일"(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후렴구, 미국 예일대가 선정한 '올해의 말'에서도 9위 차지)
▲"빌보드 2위를 아쉬워하는 날이 올 줄이야"(싸이, 10월 18일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4주 연속 2위를 차지한 뒤 미투데이에 남긴 글)
▲"올해로 데뷔 12년째인 가수, 12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가수, 12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신인 가수가 된 싸이"(싸이, 10월 4일 서울 시청 앞 광장 콘서트, 10월 2일 싸이월드 콘서트 등에서 자신을 소개한 말)
▲"'트루먼 쇼'를 보는 기분입니다. 매일매일이 몰래카메라 같아요"(싸이, 9월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한 말)
▲"고뤠~?"(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군 당국자로 분한 개그맨 김준현이 무안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하는 말)
▲"모든 것이 너무나도 그리웠습니다"(방송인 강호동, 10월 29일 SBS TV '스타킹' 첫 녹화를 앞두고 1년 만의 방송 복귀 소감을 밝히며)
▲"실종된 사장님을 찾습니다" = MBC노동조합이 파업기간인 지난 2월 초 배포한 전단지 문구.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방송문화진흥회의 업무보고에도 출석하지 않는 등 열흘 넘게 행적이 묘연하다며 이같은 전단지를 서울 시내에 배포
▲"주님, 이 몸은 목판 속에 놓인 엿가락입니다. 그러하오니 저를 가위로 자르시든 엿치기를 하시든 엿장수이신 주님의 뜻대로 하십시오"(소설가 최인호,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주보'에 실은 암투병기 중에서)
◇스포츠
▲"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체조선수 양학선, 8월7일 런던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에서 우승해 한국 체조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후 경기 순간을 회상하며)
▲"시간이 그렇게 안 갈지 몰랐어요." (펜싱선수 신아람, 8월31일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마지막 1초가 흐르지 않아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의 공격을 3번 막아내고 4번째 공격을 허용해 패한 후)
▲"그때는 죽기 살기로 했지만 이번 대회는 '살기'가 빠지고 '죽기'로만 했습니다."(유도선수 김재범, 8월1일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81kg급에서 금메달을 딴 후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을 때와 비교하며)
▲"인터뷰 내일 하면 안 돼요? 죄송해요"(수영선수 박태환, 7월28일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실격 파동을 딛고 우여곡절 끝에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딴 뒤 인터뷰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나는 명장(名將)이라기 보다는 복장(福將) 또는 운장(運將)"(삼성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11월1일 한국시리즈 2연연속 우승을 일군 후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야구 최고의 행운아" (프로야구 선수 박찬호, 11월30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동메달만 따도 영웅이 되는데 우리는 은메달을 따도 역적이 된다"(여자 태권도 국가대표 황경선, 런던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우승한후 인터뷰에서 철저한 준비와 적극적인 투자 없이 한국에서는 종주국이라는 이유만으로 태권도 금메달을 당연시한다고 쓴소리)
▲"내 인생에 평생 잊을 수 없는 4분이었습니다."(축구선수 김기희, 런던올림픽 일본과의 남자축구 3-4위전 후반 44분 교체돼 추가시간까지 합쳐 4분여를 뛰어 극적으로 병역 특례를 받은 뒤)
▲"진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체내에서 (임신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닫으려고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미국 토드 아킨 前 미주리 주 연방 하원의원, 8월19일 현지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사 등에게 들었다며)
▲"가난한 시대에 매춘은 이익 나는 장사였고 위안부가 장사를 선택한 것"(일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 8월24일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패럴림픽 선수들은 대부분 도둑일 것"(영국의 인기 코미디언 프랭키 보일, 8월3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슬람법이 도둑의 손을 자르도록 한 것을 비꼬아 발언)
▲"이 자리는 주인이 있다"(버락 오바마 재선 캠프, 8월31일 유명 감독·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빈 의자를 갖다 놓고 오바마 대통령을 투명인간으로 희화화한 연설에 대한 반격으로 오바마가 '대통령' 명찰이 붙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붙인 설명)
▲"꺼져, 부자 멍청이"(프랑스의 좌파 성향 유력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9월10자 1면 제목, 소득세 인상을 피해 벨기에로 국적 변경을 신청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모에에네시(LVMH) 회장에 대해)
▲"부티 나게 입고, 싼티 나게 춤춰라(Dress classy, dance cheesy)"(가수 싸이, 9월11일 미국 인기 토크쇼 '엘런 드제너러스 쇼' 등에 출연해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하면서)
▲"싸이, 말춤으로 세계를 정복했다" "싸이는 뚱뚱하고 촌스럽지만, 모두가 그처럼 춤을 추기를 원한다" "한국인 래퍼 싸이가 특유의 '말춤'으로 전 세계를 흥분시키고 있다"(브라질 최대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 9월23일 자에서 전 세계적인 싸이 열풍을 전하며)
▲"구세주는 사람들과 지공지평을 사랑하는 분이며, 이맘 마흐디로 명명되신 분이다. 우리는 곧 달콤한 봄의 향기를 맡고 영혼이 담긴 산들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9월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구세주의 재림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며)
▲"누군가가 용건이 있어서 내 방문을 두드렸다고 치자. 방안에 앉아 있으면서 노크 소리를 무시하면 되겠는가"(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미국 언론인 톰 플레이트와 대담에서 24시간 전화를 받는다고 소개하며)
▲"당신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깨달으려면 때로는 정말 높은 곳까지 올라와 볼 필요가 있다"(39km 상공 스카이 다이빙에 성공한 오스트리아인 펠릭스 바움가르트너, 10월14일 낙하 직전 코멘트)
▲"여성들로 꽉 채워진 바인더(binder full of women)"(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10월16일 미국 2차 대선토론회에서 과거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주정부 고위직의 여성 비중을 높였음을 자랑하는 과정에서 여성과 사무용품을 연관시킨 '부적절한' 표현으로 논란과 풍자의 대상이 됨)
▲"당신들이 아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명예영사다. 나는 침해받아선 안 된다. 외교적 보호권도 갖고 있다"(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장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질 켈리, 11월11일 긴급구조전화를 걸어 자신이 한국의 명예영사임을 주장, 집에 몰려온 취재진을 쫓아내달라고 요구하며)
▲"커피향이 아니라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난다"(영국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인 리처드 베이컨, 11월12일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가 영국에서 세금을 회피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언급)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겠다"(일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 11월17일 한 모임에서 일본이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과감한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며)
▲"낙후되면 얻어맞고 발전을 해야만 스스로 강해진다"(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11월30일 전국 생중계 연설에서)
▲"이제 우리는 국가입니다"(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12월2일 팔레스타인의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 획득을 자축하며)
▲"이 콩쿠르가 한국 콩쿠르냐"(프랑스 최고권위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의 프랑스인 심사위원들, 12월6일 피아노 부문 결선에 진출한 5명 중 3명이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인 것과 관련해 같은 심사위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에게 한 말)
▲"나는 남들과는 다른 신발을 신고 있을 뿐이다."(오스카 피스토리우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블레이드 러너' 피스토리우스가 어릴 적 형인 칼과 함께 운동할 때마다 어머니는 "칼, 가서 신발 신으렴. 오스카, 너는 의족 신어야지"라고 했다. 이 때문에 오스카는 자신이 장애가 있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